"치아 요정" 가현이 이야기(딸사랑)

어제 저녁 이제 초등학교 1학년인 딸아이가 뜬금 없이 이렇게 이야기 하는 것이다. "아빠, 반 아이들이 그러는데, 집에서 뺀 이를 베개 밑에다 넣어두면 치아 요정이 가져가는 대신 오백원을 베개 밑에다 넣어 둔데요" 나는 이 이야기를 듣고, 웃음이 나는 한편 아이들이 아직 순수한 동심을 가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가졌다.

주말 저녁 치과도 문을 닫을 시간이고 녀석의 앞 유치가 앞 뒤로 흔들려서 집에서 이를 뺀 아이는 빠진 하나의 이를 가지고 그렇게 이야기 했던 것이다.

예전에는 집에서 뺀 이를 지붕위로 올려서 까치가 가져가게 하면, 새로운 이가 다시 난다는 이야기를 하곤 했는데, 요즘은 아마도 아이들 사이에 "치아요정"이라는 새로운 인물(?)이 등장했나 보다. 아이의 이야기를 듣고 나는 아이의 동심을 깨기가 싫어서 새벽에 운동하러 나가기 전 아이의 배개 밑에서 치아를 빼내고 거기에 대신 오백원을 넣어 두었다.

그리고 아파트 단지라서 옥상까지 올라가기 어려운 구조인지라, 아파트 공원의 나무위로 이를 던져서 까치가 가져갈 수 있도록(?) 배려를 해 놓았다.

새벽 운동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오니 녀석은 깨어 있었고, 오백원짜리 동전과 함께 정말 잠을 자고 있는 동안, "치아요정"이 왔다 갔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런 아이의 모습을 보니, 어릴적 내 모습이 보이는 것 같았다. 아이의 동심을 지켜주면서 내 어릴적 동심도 함께 추억해 볼 수 있는 오늘 새벽의 사건이었다.

아이를 키우는 것은 이렇게 아이를 통해서 내 어릴적 동심의 세계에 빠져볼 수 있는 계기도 마련해 주는 것 같다. 아이를 통해서 잠깐이기는 했지만 나도 그 세계에 빠질 수 있었고, 내가 "치아요정"이 되기도 했으니 말이다.

오늘 새벽에는 딸아이 덕분에 내가 "치아요정"이 된 기념비적인(?) 날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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