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창고.. 끼적끼적(삶사랑)

내가 초등학교 3학년 무렵..

아버지는 잘 다니고 계시던 회사를 그만두시고 어머니와 함께 조그마한 가게를 하나 차리셨다. 동네에서 시작한 자그마한 동네 슈퍼였다. 그리고 그 가게를 지난 30년 동안 꾸려오신 것이다.

지난 주말 이제 아버님의 허리와 어머님의 건강등등의 이유로 이제 8월 말까지만 가게를 하시기로 하셔서 뒷 마당에 있는 가게의 창고를 먼저 정리하기 위해서 아버님과 함께 창고를 정리했다.

나무와 앵글로 아버지가 30년 전에 만들어 놓은 그 창고는 그 동안의 시간이 말해주듯이 나무는 거의 다 썩은 상태였고 그 안에는 각종 개미며 벌레들이 너무나도 많아서 해체 작업을 하는데 많이 힘이들었다.

간만에 회사에서는 머리쓰는 일만 하다가 몸으로 하는 일을 했더니 주말에 팔과다리가 쑤시는 부작용도 맛보았고 이제 운동좀 해야 되겠다라는 생각도 들었고 말이다.

내가 이 정도일진데.. 아버지는 이제 그만 가게도 정리해야 하고, 본인이 직접 몇십년전에 만들었던 창고를 당신 손으로 정리하는 작업을 하면서 아마 만감이 교차하셨을 것이다.

그 가게를 하면서 나와 내 동생을 대학까지 보내주셨고 이만큼 까지 키워주셨으니 말이다. 낯에는 햇볕이 너무 따가워서 오후 6시부터 작업을 시작하기로 하셨던 아버지는 내가 도착하기도 전에 벌써부터 뒷곁 창고에서 창고의 비닐부터 떼어내는 작업을 하고 계셨다.

부리나케 가게 뒤로 돌아간 나는 그때부터 같이 작업을 시작했고 말이다.그래서 아버지의 그 창고는 작업을 시작한지 2시간도 되지않아서 30년의 세월을 뒤로한채 깨끗하게 사라지고 말았다.

나: 아버지 이제 가게 그만두시면 뭐하실 거예요?
아버지: 이제 몸 관리도 좀 하면서 여행도 다니고 해야지..

허리때문에 먼길의 여행은 다니기 힘든 아버지는 큰 수술때문에 장애인 등록이 되있으셔서 지하철을 타고 천안까지 왔다갔다하는 지하철 여행이나 하시겠다라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이제 나도 중년에 접어들고 있고 아버지도 점점더 연세가 드시고 있다. 시간과 세월은 잡을 수 없다라고 하더니만 .. 그날 아버지와 내가 해체했던 그 창고는 아버지의 젊음과 내 어린 시절의 기억들을 마찬가지로 하나하나 지워버렸던 행동처럼 느껴졌다.

젊은 시절 그 창고에 가득했던 물건들은 이제 하나도 없이 없어지고 낡아빠진 그 뼈대를 하나하나 해체하던 그 두시간은 쓸쓸함과 애잔함.. 그리고 아버지와 나의 향수아닌 향수가 배어나오는 시간이었다.

그 날은 이제 가게를 그만 두시는 아버지.. 그리고 어머니 두분다 그 전보다 더 건강해지시기를 바라는 중년을 바라보는 자식의 작은 바램이 깃든 주말의 두시간이기도 했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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