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변기 밸브 교체하기.. 끼적끼적(삶사랑)

주말의 일이다. 주말 집 청소는 거의 내가 담당하기 때문에 지난 주말도 내가 집 청소를 하게 되었다. 집 청소는 아내와 내가 맞벌이를 하기 때문에 주로 내가 담당을 하고는 한다. 지난 주 일요일도 청소를 시작하기 전 아내가 주말 근무를 해야했기에 딸아이와 아침에 일어나 아침 식사를 하고 아이를 부모님 댁에 맡겨 놓았다.

그리고 집안 오디오의 볼륨을 거의 최대로 틀어놓고 백지영의 댄스곡 위주로 신나게 들으며 청소를 시작했다. 우선 창문을 모두 열고 환기를 시키고 곳곳의 먼지를털어내고 진공청소기로 바닥의 먼지를 쓸어내고 마지막 물걸레질 순서로 마무리를짓기 시작했다.

그런데 마지막 부분에서 문제가 생긴 것이다. 물걸레질을 마치고 걸레를 빨기위해화장실에 가서 걸레에 비누를 묻치고는 샤워기로 시원스레 걸레에 물을 뿌리는 순간 물줄기가 오래된 좌변기의 수도관과 연결되어 있는 밸브에 닿으면서 그 오래된밸브가 그만 부서져 버리고 많 것이다.

물이 줄줄 세는 바람에 일단은 수도관을 잠그고 좌변기 아래를 자세히 관찰한 결과밸브가 너무 오래되고 낧아서 그만 그 물줄기를 이기지 못하고 조각조각이 난것이다. 손으로 그 밸브를 만지니 무슨 과자가 부스러지듯이 투두둑하며 산산조각이 났다.

부랴부랴 관리실에 전화하니 아파트 내부에 생긴 문제는 일단 외부에서 알아보라고하여 다시 아파트 근처 철물점에 이야기 하니 그 부품이 없다고 하는 이야기가 들려왔다. 재빨리 청소를 마치고 아이를 집으로 데려오려던 내 계획도 마찬가지로 산산히 부서지고 말이다.

하는수 없이 부모님이 사시는 동네의 철물점을 찾아가기 위해 차를 몰고 집에 도착하니 아버님께서 나와 계시며 지금까지의 상황을 말씀드리니 굳이 본인이 철물점에 가셔서 그 부품을 사올테니 아이와 같이 우리 아파트로 가시겠다는 것이었다. 여기서 잠깐 나는 사실 손재주가 없기로 유명해서(?) 집에서도 그쪽 분야에서는 잼뱅이로 낙인이 찍혀있어 집안에 무슨일이 있으면 꼭 아버님이나 아내가 그런일을 처리하는 편인데 아마 아버지도 그런 이유로 굳이 본인이 그 부품을 사서 직접 고치 겠다라고 하신다.

아이와 함께 아버님을 모시고 집으로 돌아와서 사실 아주 간단하게 그 문제를 처리하고 아버님은 다시 댁으로 돌아가셨다. 그놈의 밸브 때문에 그 중요한 일요일 오후 시간은 다 가버리고 말이다.

이제 내 나이 조금있으면 마흔을 앞두고 있는데 아버님 눈에는 내가 아직도 한참이나 어리게 보이시나 보다. 부모님의 동네에서 부속품만 사고 내가 직접 가서 해도되는 일을 굳이 아버님은 본인이 하시겠다고 하신다. 내가 우기고 우겨서 직접하겠다고 해도 되는 일이지만 왠지 그러면 당신이 오히려 서운해 하실 것 같아서 그렇게 하시도록 하고 나는 보조의 역할만을 하였다.

갑자기 생긴 그런 소소한 일때문에 또 아버님의 손을 빌리게 되었지만 그 일로 아직 아버님이 정정하시다는 것과 아직 내가 자식으로서 아버님께 무엇인가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것에 감사를 드린다. 사실 아버님은 그런 일들에는 젊으셨을때 부터 전문가셔서 본인이 직접 일을 해결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 이셨기 때문이다.

재 작년 큰 수술을 받고 나서부터 많이 늙어 보이시는 아버지 .. 이제 많이 좋아지셔서 직접 집안일 이일 저일을 챙기시고는 한다. 사소한 일이지만 그렇게 건강해 보이시는 아버지의 모습에서 나는 작은 안도감과 함께 행복감을 느낀다.

주말에 좌변기 밸브 교체하기로 인해서 나는 또 다시금 부모님에 대한 무한한 사랑과 끊임없는 관심에 감사드리며 아직도 건강하신 아버님의 모습을 보고 이런 시간이 내가 50이 되고, 60살이 될때까지 계속계속해서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좌변기 밸브 하나가 아버님의 건강과 사랑을 확인 시켜준 하루가 된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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