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의 동행.. 끼적끼적(삶사랑)

지난 토요일 오후 아버지와 나 그리고 아내 셋이서 아버님의 허리 수술을 위한 입원을 하기 위해서 아내가 근무하는 병원으로 내 차로 이동하게 되었다.

아내는 이미 아버님의 병원 수술 스케줄에 맞춰서 병원에 휴가를 내 놓은 상태였고 그래서 아버님을 모시고 아내와 같이 병원으로 갈 수가 있었다. 오후 3시 까지 입원을 하라는 이야기를 듣고 부모님 댁에 차를 가지고 도착을 하니 아버님께서는 이미 옷가지며 짐을 다 챙겨 놓고 계셨다.

차를 운전하면서 일산까지 가는 길에 나는 여러가지가 생각이 났다. 그리고 입원하시는 아버님을 위해서 이것저것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 드리려고 했는데 역시나 아버지와의 대화는 그렇게 긴 시간을 끌 수가 없었다.

뒷좌석에서 허리때문에 거의 누워서 가신 아버지를 보면서 .. 예전 생각에 젖어 들었다. 그래서 아버지에게 이렇게 여쭈어 보았다.

나 : 아버지 저 예전에 방위 생활할때 늦게 일어나서 새벽에 부대로 들어가는 차 놓칠 까봐,, 아버지가 삼퓬 오토바이 태워주신 거 기억 나세요..? 그때 왜 부대에서 군기 팍 들기도 하고 피곤하기도 해서 늦게 일어났는데 아버지가 오토바이 태워주셔서 지각 면했잔아요?

아버지 : 그럼 기억 나지.. 그때 나 아니었으면 지각 했을거다.. 요즘은 일찍 일찍 일어나냐..

나 : 그럼요 아버지 회사에서 짤리지 안으려면 일찍 일어나서 출근 해야죠..하하..

이렇게 옛 이야기를 아버지와 주고 받았다.

사실 난 토요일 오후 아버님을 모시고 병원으로 가면서 예전에 아버지의 오토바이 뒤에서 마음을 졸이며 부대 버스 정류소까지 가는 그때의 그 심정이었다.

지금은 내가 운전을 하고 아버지는 그 때 내가 뒤에 탔던것처럼 뒷좌석에 누워계시고 말이다. 운전 하면서 그때 기억과 또 지금의 아버지의 모습을 보면서 괜시리 눈물이 나려고 하는 것을 억지로 참았다.

그리고 오늘 점심시간에 오전에 수술을 마치고 회복실에 계신 아버님을 잠시 뵙고 왔다. 수술은 아주 잘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지만 척추 수술이라서 엄청나게 고통스러워 하시는 아버님의 모습을 보는 것이 너무나도 마음이 아팠다.

아파서 신음 하시면 서도 "아버지 이따가 회사 끝나고 저녁에 올께요?" 이렇게 여쭈었더니 "괜찮으니까 오지마라" 하시는 아버지의 말씀을 듣고는 또 마음이 너무나도 저렸다..

틀어진 아버지의 척추뼈에 내가 얼마만큼 이나 큰 영향을 끼쳤을까.. 자식들을 위해 공부시키기 위해 당신께서 몸으로 살아오신 세상의 무게가 당신의 그 허리를 그만큼 틀어지게 한 것은 아닐까..

그날 나는 내 승용차를 운전한 것이 아니라 십 몇년전의 아버지가 운전했던 삼발이 오토바이를 운전하고 있었다. 아버지를 뒤에 태운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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